회사에 성희롱으로 신고됐다는 말을 들으면 형사 처벌까지 이어지는지부터 궁금해집니다. 법에는 성희롱죄라는 이름의 범죄가 없고, 신고된 행동이 어느 조문에 닿는지에 따라 성추행 사건으로 수사를 받을 수도, 회사 징계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갈림길이 되는 기준과 그에 맞춰 준비할 일을 정리했습니다.
먼저 몸에 닿은 일이 있었는지 확인하세요
신고 내용에 신체 접촉 장면이 들어 있다면 형법 제298조 강제추행죄가 검토됩니다. 징역형은 최대 10년, 벌금형은 최대 1,500만 원입니다. 강제추행은 추행이라는 행위와 그 수단인 폭행·협박이 함께 갖춰져야 성립하고, 어디를 어떤 식으로 접촉했는지, 상대가 원하지 않았는지를 같이 평가합니다.
가볍게 어깨를 친 정도였다고 여겨도 그 판단 하나로 마음을 놓기는 이릅니다. 접촉이 어떻게 평가되는지는 접촉 부위보다 먼저 묻는 기준에서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접촉 없이 말이나 글이었다면 전달 경로가 중요합니다
신체 접촉이 없고 말이나 글이 문제라면 어떤 경로로 전달됐는지부터 가려야 합니다. 성폭력처벌법 제13조는 성적 욕망을 일으키거나 채우려는 목적으로 전화나 우편, 컴퓨터 같은 통신매체를 써서 성적으로 불쾌한 말과 글, 그림, 영상을 상대에게 보낸 행위를 처벌하고, 징역은 2년 이하, 벌금은 2,000만 원 이하로 정하고 있습니다.
마주 앉아 직접 건넨 말은 이 조문으로 다룰 수 없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회식에서 입으로 한 말과 메신저로 보낸 글은 법적 위치가 다른 셈입니다. 대면 발언이라도 내용에 따라 모욕이나 명예훼손이 문제될 여지는 있습니다. 문제된 메시지가 있다면 보낸 시각과 앞뒤 대화를 원문 그대로 보관하세요.
상하관계와 장소가 조문을 바꿉니다
업무나 고용 관계에서 자신의 보호·감독 아래 있는 사람을 위계나 위력으로 추행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10조 제1항이 검토되고, 형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1,500만 원 이하입니다. 물리적인 힘을 쓰지 않았어도 관계에서 나온 압력이 인정되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공연장처럼 사람이 몰리는 곳의 추행은 같은 법 제11조에 해당하며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000만 원 이하입니다.
직장뿐 아니라 학교처럼 지도·감독 관계가 있는 곳에서도 같은 조문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직급이나 지도 관계가 있었다면 그 관계가 실제로 평가나 업무 배치에 영향을 줄 수 있었는지, 상대가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지를 정리해 두세요. 직장 상하관계가 얽힌 사건이라면 회사 경위서를 쓰기 전에 정리할 것을 함께 확인하세요.
어느 조문에도 닿지 않아도 남는 문제
신고된 언동이 불쾌했는지와 형사 처벌 대상인지는 따로 판단합니다. 어느 조문에도 닿지 않으면 형사 사건이 되지는 않지만, 회사 징계나 손해배상 문제는 남을 수 있습니다. 회사 징계는 수사 결론이 나오기 전에 먼저 진행되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형사 사건이 아닐 것 같다는 판단만으로 회사 면담이나 경위서 요청을 가볍게 넘기면 곤란합니다. 징계위원회 일정, 회사가 요구한 서류, 신고 내용을 전해 들은 경로를 정리해 두세요.
두 절차에서 같은 사실을 설명하세요
징계 절차에서 한 말이 수사 기록에 들어가기도 하고, 수사에서 한 진술이 징계 판단에 쓰이기도 합니다. 회사에는 사과하는 취지로, 경찰에는 다른 취지로 설명하면 두 기록이 서로 부딪칩니다. 신고 내용을 받으면 감정적으로 반박하기 전에 접촉 여부, 전달 경로, 두 사람의 관계를 순서대로 확인하세요. 그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와 수사기관에 같은 사실을 설명할 준비를 하면 됩니다.